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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학 정리 #13 - 이번엔 노동시장의 불완전경쟁
군대가기 전에 교회에서 하드 트레이닝을 받을 일이 있었다. 덕분에 지금에 와서야 #13을 쓰게되었 [쿨럭]
버닝하자 버닝하자


지난번의 글에서는 사장님이 요구르트 시장의 독점력을 얻었을 때 요구르트 시장과 노동시장에서 어떤일이 벌어지는가를 보았다.


명목임금은 10000
요구르트 가격은 개당 1250
실질임금은 8로 떨어지고
이것에 불만을 갖는 8~10 구간의 고시생들은 개인적인 파업을 하며
그렇게 균형이 달성된다.

이제 노동시장의 독점력을 생각해보자. 원래 임금설정wage setting 가격설정 price setting이라는 말 자체가 불완전경쟁시장을 가정하고 하는 말이다. #12에서 살펴봤다시피 완전경쟁시장에서는 가격을 주어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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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공급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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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노동시장의 공급곡선을 좀 곰곰이 생각해보자. 노동공급곡선Es는 '이정도 실질임금은 주어야 가서 일하겠다'라고 생각하는 고시생들의 노동공급스케쥴을 나타낸 것인데, 임금이 이것 밑으로 떨어지면 "그거 받고 일하느니 차라리 놀겠다-"라는 차원의 파업이 발생한다. 이 일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의 임금수준유보임금수준(resevation wage level)이라고 한다. 다시말하면, 노동공급곡선은 유보임금의 스케쥴이다.

그러면 왜 이 유보임금수준에 차이가 있을까? 일하기 싫어하는 정도가 달라서.라고 하면 정답이지만,
이런식의 그림을 생각해 볼 수 도 있다. 당장 배고픈 사람들은 낮은 임금에라도 일을 해야하는 것이다.


사장님이 독점력을 얻고서, 등따시고 배부른 고시생들은 놀러간다. 그렇지 않은 고시생들은 여전히 요구르트를 생산하지만, 점차 자신들의 처지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아무리봐도 자기의 생산성은 요구르트10인데 실질임금은 요구르트8만 받는단 말야.
애매한 부분은 존재한다. 생산성 10이라는 것은 사장이 준비한 고성능 요구르트제조기 덕분일수도 있는 것이다. 이 기계도 노동자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니까 이건 노동생산성이야!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어떤 배분 비율이 정당한가? 정말 이를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와 논쟁들이 있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그래서 정의justice에 대한 논의는 철학자들에게 맡기고 현실의 해결은 주먹, 정치적 과정에 의한다. 사장은 노동자끼리의 경쟁을 심화시켜 유보임금수준까지 실질임금을 떨어뜨리고자 하고 노동자들은 단결하여 이에 맞서고자 하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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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의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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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생들은 사장님의 독점력에 맞서 노조를 결성한다. 대규모파업을 통해 사장의 이윤극대화를 방해할 수 있으며 이 가능성을 이용하여 사장을 위협할 수 있다. 파업이 일사불란할수록 이들이 행사할 수 있는 힘은 커진다.

파업이 일사불란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
가장 기본적으로는 노동시장에서의 경쟁강도가 적어야 한다. 말하자면 실업률이 낮아서, 만일 사장님이 고시생의 파업에 대량해고로 맞설 경우 그 뒷감당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들의 파업에는 힘이 붙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기본적으로 이 노동조합의 협상력실업률의 함수로: 고용사정이 좋을때는 높은 임금을 요구할수 있고 나쁠때는 반대가 될 것이다.


요구르트시장의 독점력과 좀 다른 것이, 사장님은 요구르트를 '적정량' 생산할 수 있지만 노동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판매되지 않은 노동-실업-은 그 자체로 노동조합의 잠재적 경쟁자가 된다.

그리고 다른 여러 요인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

실업수당이 높거나 노조가입률이 높거나 민주노동당이 국회에 많이 진출해있다면 이들의 협상력은 커질 것이다.
반대로 노조가 비정규직과 정규직으로 갈라져서 자기네들끼리 싸운다거나 여론이 노동쟁의에 비판적이라거나 높은 임금으로 인해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거나 공권력이 이들에게 무자비하다면 그 협상력은 감소할 것이다.

이런 정치적 요인에 의해서 WS곡선이 위아래로 이동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즉, WS는 가스통과 각목을 동원하는 극단적인 수단을 쓸때 얻어지는 극단의 WS와 그 반대 극단으로서 아무런 협상력도 없을 때의 노동공급곡선Es사이 어딘가에서 그려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세금은 어떨까? 세금이 새로 부과되었을 때 노동자들이 이를 감내할 마음이 없다면 이를 곧장 임금인상분에 반영하고자 할 것이다. 이 경우 WS는 상방이동한다.

자, 여하간 그렇게 노동조합을 통해 고시생들은 정치력을 얻는다. 사장님은 E0의 고용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W0가 아니라 W1을 내야 한다. 아니면 파업이 발생하여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지.


그렇다면 아주 해고를 해 버리면 어떤가? a만큼의 실업을 유발시키면 노동조합의 협상력을 깎을 수 있다.
그러나, 사장님은 A점- 즉 E0에서 이윤극대화를 하고 있었음을 기억하자. 이윤극대화 생산을 위해서는 E0의 고용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고용을 줄이면 생산이 줄어들므로 이전에 얻던 이윤의 일부를 포기해야 하는 곤란함이 있다.

음. 뭐 좋은 방법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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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player is greater than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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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되살려보자. 우리의 게임은 WS 직후에 PS가 가능하고 이것이 일년간 유지된다. 그렇다면 사장님은 그냥 E0를 고용해서 노동조합의 W1요구를 들어준 다음, 요구르트 가격을 올려버리는 형태로 요구르트8의 실질임금을 지불할 수 있다.


그렇다. 게임이 이렇게 짜여있기 때문에 고시생들을 조삼모사 시킬수가 있는 것이지. 교과서를 공부하신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이걸 제도적 요인으로 설명하지 않고 '그냥 노동자들이 바보라서 사장에게 맨날 조삼모사를 당하는 거지'라고 설명하는 것이 노동자오인모형(worker misperception model)이다.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노동조합이 결성되어서 E0의 고용수준에서는 요구르트8.32의 실질임금을 얻고자 협상력을 발휘한다고 하자. 즉 4%의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게임은 다음과 같이 흘러간다.


시작: (사장님의 독점력 획득)
      임금 10000
      요구르트 개당 1250
      고용량 E0
      실질임금은 요구르트 8개. 인플레이션은 25% (1000 -> 1250)

[ wage setting ]                    [ price setting ]

1라운드: (노동조합의 결성, 예상인플레이션은 25%)
      ⓞ①②임금설정: 13000 = 12500 + 500 = 25%인플레이션 반영 + 추가임금(4%)
      ③가격설정: 1625 = 13000 / 10 * 1.25 = 명목임금 / 생산성 * 최적마진율
      결과: 실질임금은 요구르트8개. 인플레이션은 30% (1250 -> 1625)

[ wage setting ]                    [ price setting ]

2라운드:
      ⓞ①②임금설정: 17576 = 16900 + 676 = 30%인플레이션 반영 + 추가임금
      ③가격설정: 2197
      결과: 실질임금은 요구르트8개. 인플레이션은 35.2% (1625 -> 2197)

...

WS직후에 PS가 일어난다는 것은 실질임금설정의 과정에서 사장님이 기득권층이라는 뜻이고, 그래서 실질임금은 사장님이 원하는 8에, PS선 위에 묶여있게 된다. 만일 WS와 PS 사이에 시차가 존재한다면 WS선과 PS선 사이 어딘가에서 실질임금이 결정될 것이다.

여하간, 노동자들은 8.32의 실질임금을 원하지만 조삼모사를 당해서 결과 요구르트8만을 얻는다. wage-price 인플레이션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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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와 PS의 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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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와 PS의 교점은 뭔가 균형일 것 같다. 실제 그렇다. PS선 상이므로 사장님의 이윤극대화가 이루어지며, WS선 상이므로 노동조합 역시 만족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온전한 Ye를 얻은 것이다.


그렇다면, Ye는 PS와 WS의 이동이 있을 때 변화하게 된다. 간단하게나마 이런것들을 생각해보자.

시장개방 등으로 인해 시장의 경쟁이 심화된다면 사장님의 마진폭이 줄고(PS 상방이동) 노조의 협상력이 떨어질 것이다(WS 하방이동) Ye는 크게 증가할텐데, 필립스곡선으로 생각해보면 인플레이션을 크게 진정되는 방향으로 경제가 진전될 것이다.

노조 탄압이 심해진다면 WS가 하방이동하여 Ye가 증가한다.

사장님의 세금부담을 깎아준다면 마진을 심하게 주장할 필요가 없으므로 PS가 상방이동, Ye가 증가한다.

유가가 하락한다면 역시 마진을 심하게 주장할 필요가 없으므로 PS가 상방이동 Ye가 증가한다.

닌텐도같은거 만들기 위해 기술개발에 열심히 투자하면 생산성이 증가, Ed와 함께 PS가 상방이동하여 Ye가 증가한다...

뭔가 상당히 MB스러운 이야기들을 모아놓았다. MB가 잘 하고 있는거잖아?
다음번에 좀 더 자세히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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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정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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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 경제가 어떻게 이 균형 Ye로 진행할 것인가?

이제 IS-LM을 다시 가져올 때가 되었다. 앞서의 이야기를 보면 무제한의 인플레 상승이 나타날 것 같지만, 인플레이션율이 화폐공급증가율(아래 그림에서는 gm)을 넘어서는 경우 경제는 침체한다. 실질통화량, M/P가 감소한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LM곡선이 좌측이동하기 때문인데, 경제의 가격단위에 비해 동전이 모자라서 뭔가 활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즉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총수요가 수축한다.

IS-LM의 이야기로 설명하자면: 인플레이션이 높으면 M/P가 감소, LM곡선이 좌측이동하면서 이자율이 뜨고 투자지출 등 총수요가 줄어든다. 그리고 이는 케인지안생산함수를 따라 생산과 고용의 감소를 가져온다.


그렇다. 고용이 감소한다. 노동조합의 협상력은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딱 인플레이션 만큼의 임금인상만을 요구하게 되면 인플레이션율은 더이상 상승하지 않는다.

고용이 Ee보다도 더 감소하면 인플레이션 수준의 임금인상도 요구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불황시에는 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한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고시생들의 실질임금은 여전히 8이다)


이것이 바로 화폐공급증가율을 gm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IS-LM-PC 모형에서의 경제의 온전한 조정과정이다. 단기를 벗어나 중기적인 물가의 조정까지 생각한다면 경제는 결국 gm의 인플레이션율과 Ye의 균형생산량을 달성하는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LM곡선이 왔다갔다 움직이면서 조정을 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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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PS 구축의 마무리: 비자발적 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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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모든 이야기들을 정리하자.

요구르트시장과 노동시장에 불완전경쟁을 가지고 들어오면 가격설정자의 마진율, 임금설정자의 협상력과 같은 오묘한 문제들이 Ye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경제의 총공급측면을 구성하는데, 필립스곡선으로써 이 이야기를 요약할 수 있다.

불완전경쟁을 고려하면 비자발적실업, 즉 지금 지불되고 있는 8수준의 실질임금에서라도 일을 하고 싶은데 못하는 사람들이 명확하게 드러나게 된다. 이들은 사장의 독점력 행사와 실업자는 그다지 고려하지 않는 노동조합의 고래싸움 가운데 새우등이 터지는 사람들이다. 열심히 직장을 찾고 있는데 못구한 사람들이나, 어찌보면 비정규직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을지도.

또한 이 비자발적 실업은 대운하 착공과 같은 갑작스러운 호황이 찾아왔을 때 현재 실질임금수준에서 사장님이 고용을 확 늘릴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는데, 이는 총수요가 증가할 때 가격보다 먼저 생산이 증가하는 케인지안생산함수(유효수요이론)을 더 그럴듯하게 만들어주는 요소가 된다.

다음번엔 이 완성된 WS-PS를 가지고 몇가지 이야기를 해보자.
by Xerx | 2009/02/16 23:59 | | 트랙백 | 핑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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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Xerx's 蘭者考麗 : 거시.. at 2009/11/21 22:00

... 동이 있었고 이때의 대응은 73년도의 그때 보다는 나았더랬다. '필립스곡선의 이동'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올만도 한 진행.우리는 이미 필립스곡선의 올바른 사용법이 반영된 WS-PS모형을 알고 있지만, 당시 IS-LM-PC에 대한 믿음 말고는 가진게 없었던 케인지안들에게 물가상승의 가속화와 동시에 일어나는 경기침체는 말 그대로 외계( ... more

Commented by 산조하 at 2009/02/17 12:40
최근에 Wendy Carlin & David Soskice <Macroeconomics>를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책에서 인쇄잉크때문인지 기름냄새비슷한 화학약품냄새가 심하게 나네요. 님의 책도 그런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이대로는 못볼 것같은데. 검색해보니 이 책과 관련한 곳이 여기밖에 없네요.
Commented by Xerx at 2009/02/17 15:23
아, 남겨주신 리플 보고 책 냄새를 맡아봤더니 다른책과는 달리 확실히 그런 냄새가 나네요. 다만 책 볼때는 그냥 잘 모르고 넘어갔었는데... 음; 왜 몰랐지;
근데 책을 못 볼 정도는 아니었어요. 제 코가 좀 안좋은 편이긴 합니다만, 책 냄새가 특히 심한걸 뽑으신건 아닐까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이코 at 2009/05/02 21:03
우연히 검색하다가 들어와봤는데, 대단하시네요. 내공이 엄청 나신분을듯. 도움될 자료가 많네요. 고맙게 잘 이용할께요!~
Commented by 승훈 at 2009/07/27 03:14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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