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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 ![]() 신고전파 종합은 이 둘의 대립을 재치있게 엮어낸다. 불황에는 케인즈의 주장이, 호황에는 고전학파의 주장이 타당하게 된다는 논지였다. 이는 불황때는 평평하다가 호황때는 가파르게 되는 LM곡선으로 표현되었다. ![]() 오오. 뭔가 재치있어 보여. 근데 난 이 그림 반댈세. 이것은 좀 아래에서 이야기하자. 말하자면, 결국은 정책효과에 있어서 LM의 기울기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LM곡선의 기울기가 완만하면 불황 때 대운하 좀 파볼만 하고, 수직에 가까우면 그야말로 삽질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그럼 LM의 기울기는 뭐에 영향을 받는다는 말인가? 이런 질문이 들면, 이제 그림에서 벗어나 수식을 살짝 들여다 볼 필요성이 생기는 것이다. 질문이 깊어지면, 해법도 정교해져야 하는 것이지. 경제학이 수학을 빌려쓰고 있다는 것은 이런 측면에서 상당한 강점이 된다. (뭐, 지금 하게 될 것은 산수이지만) ---------------------------- 화폐수요 revisited. ---------------------------- 화폐시장의 균형식은 Ms / P = L( Y+ , i- ) 였더랬다. Ms / P 는 말 그대로의 의미이고 L( ) 이란 함수를 간단한 형태로 풀어보자. 남겨야 하는 성질은 Y 증가시 L()값이 증가하고 i 증가서 L() 값이 감소해야 하는 것이다. L(Y,i) = L + LY * Y - Li * i (실질)화폐수요 = 원인을알수없는-_-수요(심리적부분?) + 소득영향받는 부분 - 이자율영향 받는 부분 L , LY , Li 는 양수이고 LY 는 소득이 화폐수요에 미치는 힘을, Li는 이자율이 화폐수요에 미치는 힘을 말한다. 자 이제 Ms / P = L + LYY - Lii 식을 얻었으니, i = ? 모양으로 바꾸면 기울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i = (LY /Li )*Y + (L - Ms/P) / Li 즉, LM곡선의 기울기는 (LY /Li )를 말한다. 소득의 영향이 이자율 영향보다 얼마나 더 쎈지를 말한다. LM곡선이 완만하다는 것은 (LY /Li )가 작다는 소리이므로, LY가 작거나 Li가 크다는 이야기이다. 상대적으로 이자율의 영향이 더 큰 상황임을 말한다. 만일 Li값이 무한대가 된다면, LM은 평평해진다. 불균형 상태 경제의 조정에 있어서 아주 작은 이자율 상승만 있어도 화폐수요가 파팥팥팥 조정되어 화폐시장을 균형으로 이끌어 갈 것이다. 반대로, 이런 경우 균형에서 화폐공급의 증가는 화폐수요의 파팥팥팥 조정에 의해 아주 작은 이자율 하락효과 밖에는 가져오지 못한다. 유동성 함정의 상황을 기억하는가? ---------------------------- 그치만 난 이런 설명 반댈세. ---------------------------- 결론은, 케인즈는 이자율에 반응하는 투기적, 투자적 화폐수요를, 고전학파는 소득에 반응하는 거래적 화폐수요를 중시했다는 말이 되겠다. 이게 딱 교과서들의 설명이다. 뭐 맞는 말이지만 뭔가 따분하다. 와닿질 않잖아. 특히 저 그림은 마치 불황이면 꼭 유동성 함정이 나타나야 할 것처럼 그려져 있다. 왜? 불황이면 꼭 이자율이 바닥까지 내려가남? (사람들의 위험프리미엄이 증가하니까 좀 높은 이자율 수준에서 '바닥'이 형성될 수는 있겠지만) 난 아래와 같은 설명이 더 맘에 든다. 화폐수요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 L 에 대한 고려랄까나. (좀 부정확한 표현이지만.) 화폐수요는 쉽게 말하면 경제에 돈이 얼마나 안굴러다니는지를 뜻한다. 사람들은 돈을 손에 들고는 고이고이 가보처럼 금고와 이불밑에 넣어놓을 뿐 좀체로 내어놓지를 않는다. 뭐 그렇기 때문에 화폐수요가 높다면, 불황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야기를 하나 하자. 폴 크루그만이 쓴 '경제학의 향연' 48 페이지 부터의 내용이다. "통화론과 그러이트 캐피톨 힐 탁아 조합의 위기(Monetary Theory and the Great Capitol Hill Baby-Sitting Co-Op Crisis)"라는 묘한 제목의 논문의 이야기.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전문직 맞벌이 부부 집단이 탁아 조합을 조직하였다. 다른 사람의 아이들을 서로 돌보아 주기로 협정을 맺은 것이다. 이와 같은 협정에는 부담의 공평 분배를 보장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 조합은 증서 발행이란 자율적인 회계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한 시간동안 아기를 돌보면 쿠폰 한 장이 발행된다. 그러므로 한 시간 동안 아기를 돌본다는 것은 쿠폰 한 장이 아기를 맡긴 사람으로부터 아기를 맡은 사람에게 이전(transfer)된다는 뜻이다.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이와 같은 시스템에는 유통되는 증서의 양이 충분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조합원 부부들은 자신들이 언제 외출하게 될지, 또 언제 다른 사람의 아기를 돌보아 주지 않아도 되는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평균적으로 그들은 다른 사람의 아기를 돌보아 쿠폰 몇 장을 더 벌어 둠으로써 외출하고 싶거나 외출해야 할 경우에 사용할 쿠폰을 갖고 있으려고 할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합은 시련에 빠진다. 쉽게 알 수 있는 이유 때문에 조합원 부부 당 유통되는 쿠폰의 수가 모자르게 된다. 이것은 독특한 결과를 낳았다. 평균적으로 조합원들은 쿠폰을 원하는 보유량마다 훨씬 적게 갖고 있기 때문에 아기를 더 많이 돌보고 외출을 자제함으로써 보유량을 늘리려고 한다. 한 부부가 외출하기로 하는 것은 다른 부부가 탁아의 기회를 갖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조합원들은 쿠폰의 지출에 점점 더 신중하게 되고, 이는 쿠폰을 버 수 있는 기회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점점 경계의 분위기가 강화되었고, 결과는 탁아시간의 절대량이 대폭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원 부부들은 좀 더 많은 증서를 모을 때까지 야간 외출을 삼가하였으며, 누구도 외출을 꺼렸기 때문에 더 많은 증서를 모으지도 못하고 그저 우울하게 집만 지킬 따름이었다. 바꿔 말하자면, 탁아 조합이 침체에 빠진 것이다. 그 탁아 조합의 구성원은 주로 변호사들인지라, 문제가 근본적으로 통화문제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조합 간부들이 납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대신 처음에 그들은 자율적인 해결책을 시도하였다. 예를 들면, 모든 조합원 부부는 한달에 최소한 두번은 반드시 외출해야 한다는 규칙을 제도화한 것이다. 상당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조합 내에서 유통되는 증서의 양이 증가하였다. 유통량이 증가하자, 그 결과는 (변호사들에게는) 기적과도 같았다. 부부들은 자주 외출하기 시작하였고, 그에 따라 탁아의 기회도 많아졌으며, 이로써 더욱 자주 외출하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증서의 공급 확대가 과도하게 되자 인플레이션의 조짐이 나타났던 것이다. 상당히 화끈한 내용이다. 왜 화폐수요가 증가하는가? 사람들이 '안심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불황에 들어서서 자신의 소비력을 유지하고자 화폐 형태의 저축(금고에 쌓아두기)를 행하면 - 경제에 돈이 안돌고, 침체는 심해지며 사람들은 더 많은 '안심'을 찾고자 한다. 악순환에 빠진다. 여기서 '교환'을 위한 화폐수요가 거래적 화폐수요, '안심'을 위한 화폐의 수요가 바로 투자적 화폐수요에 해당한다. 불황에서 중요성을 갖는 녀석은 바로 비정상적으로 팽창해버린 안심의 화폐수요인 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일단 화폐를 많이 뿌리는 것이다. 사람들이 일단 '아 이정도면 버퍼(buffer)로는 충분하겠다' 싶은 지점까지 화폐를 보유하면, 그 이후부터는 화폐를 나가서 쓸 것이다. 만일 경제가 방금과 같이 침체되어 있었던 상황이라면 그 효과는 상당한 상승작용을 불러올 것이다. 어떤 사람이 돈을 쓰고, 그것이 누군가의 버퍼가 되고, 이는 또 돈을 쓰게 만드는 것이지. 우리의 모형에서는 LM곡선의 우측이동이 되는데, 즉 - 무언가에 의해 비합리적으로 높았던 화폐수요가 통화공급 증가에 의해 자극을 받아 후닥닥 사라져 나가는 형국이 된다. 화폐공급 증가에 따른 LM우측이동(즉 화폐시장초과수요)이 나타난 이유로, 화폐수요의 감소에 따른 추가적 LM 우측이동이 다시 나타나 경제가 좍- 팽창해 나가는 느낌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쫄깃한 이야기를 우리의 간편한 IS-LM에 체계적으로 때려넣기는 상당히 골치아픈 일이다. 그래서 L가 맘대로 변한다는 식으로 밖에 나타낼 수 없다. 사람들의 기대라든지 리스크프리미엄을 고려하는 모형을 생각한다면 훨씬 정교하겠으나 말이지.) ---------------------------- 그래서? ---------------------------- 케인즈는, 불황이면 무조건 LM 평평하니 재정정책하자는게 아니라, 불황이어도 LM우상향하면 통화정책 역시 효과적인데(이런 아이디어는 오히려 통화론자 입장에 가깝다. 자세한건 이후 이야기에), 여기에 더해서 만일 낮은 이자율로 인해 유동성함정 효과가 나타난다면 LM이 평평해지기 때문에 여차저차 해야한다고 주장했다고 봐야 타당하다. 대공황시에는 정말 이자율이 낮았던 거고 말이지. 한마디로, 불황 때의 확장 재정정책이 케인즈의 말대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Li값, 화폐수요가 이자율에 반응하는 정도가 확실하게 크다거나 L가 지멋대로 변하면서 저런 악순환과 선순환을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고 아마 둘 중에 후자의 효과가 더 중요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조건이 만족될 때 대운하를 뚫는 GDP효과가 큰 것이다. 자, 그렇다면, 대운하를 위한 삽질을 시작할 때, 우리나라가 유동성 함정의 상황일 것인가, 또는 우리나라 경제주체들의 L가 위에서 말한대로 선순환을 만들어줄 것이냐가 진짜 문제라고 할 것이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 대운하로 살림살이(버퍼-_-;) 좀 나아지시리라 보는가? 아니면 이자율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는가? 아니라고 한다면, 대운하라는 확장적 재정정책이 직면하는 LM은, 우상향하면서 동시에 그 자리에 잘 머물러 있는 녀석일 것이다. 오히려 여러분의 화폐수요를 늘려 불확실한 4년에 대비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게 만든다면, 이미 우리사회의 LM은 좌측이동 하고 있는 것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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